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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이야기

[국내리포트] 부산, ‘전통 문화의 불모지’라는 누명 벗기 프로젝트!

  •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2-11-06 조회수8688

 

‘부산’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드넓은 백사장과 시원한 파도소리가 연상되는 해운대? 아니면 인기 배우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부산국제영화제 혹은 거칠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정감이 가는 부산 사투리? 아쉽지만 단 한 번도 문화재와 관련된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부산에 거주하는 사람들조차 부산의 대표 무형문화재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부산’과 ‘전통문화’를 함께 연상하도록 하기위해서는 아직 건너야 할 산들이 많이 남은 듯하다. 오죽하면 부산이 ‘전통 문화의 불모지’라는 수식어가 뒤따르겠는가.

 

 * 안동의 문화재 사랑 엿보기


 반면 한 고장의 전통 문화와 그 명맥을 함께하는 도시가 있으니 바로 ‘한국 속에서 가장 한국적인 고장’으로 불리는 도시, ‘안동’이다. 전통적인 양반문화 뿐 아니라 해학이 넘치는 민속 문화까지 옛 문화를 가장 잘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풍천면의 ‘하회마을’은 안동의 특색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곳으로, 서민 놀이였던 ‘하회별신굿탈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와 선비들의 풍류놀이였던 ‘선유줄불놀이’ 등 민중들의 삶의 미학을 고스란히 담아 전해내려 오고 있다. 1999년 한국을 방문했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가장 ‘한국적’인 곳으로 찾고자 안동을 방문한 사실만으로도 안동의 극진한 문화재 사랑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 매년 가을 ‘안동국제 탈춤 페스티벌’이 열린다. (탈춤페스티벌2012 공식사이트)

 

 


 그렇다고 부산이 전통 문화의 불모지라는 창피한 수식어를 극복하기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평소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이나 부산시민들이 무형문화유산에 조금의 관심만 더 기울여 보았다면 이와 관련된 다채로운 축제 및 행사, 나아가 직접 배워볼 수도 있는 흥미로운 기회들도 발견했을 것이다. 사실 부산에서도 지역민과 관광객의 문화 향유권 제고를 위해 무형문화재와 부산 대표축제를 결합시키는 프로그램들이 한창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예로 부산문화재단의 ‘무형문화재 문화예술교실’과 ‘남산놀이마당의 거리축제’를 들 수 있다.

 

① 부산문화재단 '어린이 무형문화재 문화예술교실' 개최
 부산문화재단은 수영야류, 동래학춤, 부산농악 등 부산지역의 무형문화재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어린이 무형문화재 문화예술교실’을 였었다. 연극(국가 지정 중요 무형문화재 제43호 수영야류), 무용(부산시 무형문화재 제3호 동래학춤), 음악(부산시 무형문화재 제6호 부산농악) 3가지 교육과정을 교사와 무형문화재 관련자들이 직접 구성하여 전통문화에 대한 친밀감과 자긍심을 높이는데 힘쓰고 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들은 미래 지역 문화의 주인공이 될 어린이들이 전승되고 있는 문화재를 직접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부산 지역 문화재의 앞날을 밝게 비춘다.


② 남산놀이마당, 광안리해수욕장서 거리축제
 1992년 금정구 남산동에서 창단한 남산놀이마당은 전 단원이 중요무형문화재인 진주·삼천포농악 이수자 혹은 전수자로 구성된 전통예술전문단체이다. 부산의 아미 농악, 진주·삼천포농악, 중요무형문화재 동해안별신굿 등 부산을 중심으로 한 경상도 지역의 문화 원형을 보존하고 발전하는데 힘 써오고 있다. 남산놀이마당은 매년 정기 공연을 비롯해 각종 강습과 문화교실, 캠프 등의 체험활동을 열어 시민들이 쉽게 우리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한·일 월드컵 때는 부산개막경기 축하공연을 열었고 부산바다축제, 조선통신사행렬 등 다양한 부산 지역 축제에도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창단 20주년을 맞아 광안리 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거리축제 &부산'을 주제로 공연을 열었다. 이번 축제에서는 전통과 현대의 어울림을 위해 힙합그룹, 국악그룹, 춤패, 극단 공연단들도 함께해  젊은 10대, 20대 층의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도 하였다고 한다.

 

 

▲ 남산놀이마당의 20주년기념축제 공식 포스터

 

 앞으로도 이처럼 부산을 찾는 사람들과 부산 시민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감상·관람·체험의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물론, 이 또한 문화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부산시의 공개 시연 및 전시 행사를 위한 넉넉한 지원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혹시 누가 알까. ‘강남 스타일’의 ‘말춤’보다 부산의 무형문화재 ‘동래학춤’이 더 사랑받는 날이 올지.

 

 

글/박찬비

차가운 학문을 전공하지만 마음은 그 누구보다 뜨거운 '경영학도'이다. 카메라와 단둘이 여행을 떠나, 그림 그리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그야말로 청춘을 즐기는 기자. 현재 페이스북(www.facebook.com/chanbee)과 블로그(www.cyworld.com/coldrain90)를 통해 그녀의 이야기를 담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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