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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이야기

[해외리포트] 상하이 치바오(上海七?)그림자극

  •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2-11-07 조회수5512

빛과 그림자로 만들어낸 중국 전통 서민예술,

‘피영(皮影)’ - 상하이 치바오(上海七宝)그림자극

 

중국 내 영화 및 각종 애니메이션의 단골 주제로 사용되고 있는 피영극(皮影?, 이하 그림자극), 특히 국내에서는 장이머우(???)의  ‘인생’ 이라는 영화를 통해 쉽게 접했을 중국의 그림자극은 현재까지도 많은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민속예술 중 하나이다.


중국 서한(西?)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 약 2000년 이라는 기나긴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그림자극은 예부터 요즈음의 영화와 같은 역할을 소화해오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2011년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이 되었다.
중국의 그림자극은 각 지방마다 그 특색이 조금씩 나뉘어지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그 중 상하이(上海)의 고전문화가 살아 숨쉬고 있는 지역인 치바오(七?)에 위치한 그림자극 예술관을 통해 상하이 지역 그림자극의 초창기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소개하려 한다.

 

‘피영(皮影)극’이란 무엇인가?
‘피영(皮影)극’은 동물의 가죽 혹은 종이를 사람의 형상으로 오려 제작한 인형을 조명이 비추는 반투명한 천 뒤에 두고 공연을 풀어나가는 그림자극으로, 중국 민간에서 유행해오던 인형극 중 하나이다. 그림자극의 공연자들은 인형을 움직이는 동시에 현지에서 사용하는 방언으로 노래를 하며 극을 풀어나가는데, 공연자들 옆에는 악사들이 중국 전통 현악기들을 이용해 극에 맞는 곡을 연주하면서, 사람들이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백사전(白蛇傳), 수호전(水滸傳), 서유기(西遊記) 및 삼국연의(三國演義) 과 같은 무협, 사랑, 신화, 역사 등 다양하고 풍부한 소재를 주제로 한 이야기와 중국 전통음악의 절묘한 조화로 인해 중국 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그림자극은 현재에도 각 지방마다 각기 다른 특색을 지닌 채 내려져 오고 있으며, 특히 지역 특유의 방언을 맛깔지게 구사하는 공연자들의 독특한 음색은 비록 같은 지역출신 이외의 사람들은 알아듣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러한 음색덕분에 그림자극이 그 동안 중국 서민들의 문화 속에 얼마나 깊이 자리잡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으며, 진정한 서민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길 만큼 그 장점이 더욱 부각이 되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중국 그림자극 공연 모습

 

▲ 전통 현악기를 사용하여 극에 배경음악을 넣고 있다.

 


2000년을 이어져 온 ‘피영(皮影) 극‘의 역사
중국 그림자극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인 서한시대로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한무제(?武帝)가 아끼던 비(妃)인 리(李)부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슬픔으로 정사를 소홀히 하는 황제를 위해, 리샤오옹(李少翁)이라는 대신이 나무막대와 면을 이용해 리부인의 형상을 만든 뒤, 앞에 장막을 치고 촛불을 켜 놓으며 황제에게 그림자극을 참관하게 하였고, 그 공연에 감복한 황제가 이후 그림자극을 즐겨 했다는 <한서(??)>의 기록이 현재 공식적인 중국 그림자극의 탄생배경이다.
13세기에 이르러, 중국 그림자극은 이란, 터키, 태국, 일본 및 여러 유럽국가들로 퍼져나갈만큼 유명해졌으며, 특히 명청(明?)시기에 이르러 각 지방의 특성을 지닌 그림자극이 성행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예는 샨시(?西)일대의 소가죽 그림자극과 허베이(河北)일대의 나귀가죽 그림자극이다. 이렇듯 그림자극이 중국 각지에서 크게 흥행하자, 각 지방의 서민들과 예술가들이 그림자극을 대대손손 가업으로 삼을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 옛 상하이 사람들의 그림자극 공연 모습


또한 18세기 미국의 유명희극인인 찰리 체플린이 중국 그림자극의 예술적 가치에 높은 평가를 내리면서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인기와 가치를 실감나게 해주고 있다.


그림자극, 상하이 사람들을 홀리다
상하이 그림자극의 창시자는 마오겅유(毛耕?)라는 분으로, 1876년 항조우(杭州)에서 유행하고 있던 인마오공(殷茂功)의 그림자극 공연을 본 뒤 크게 감복하여 그를 스승으로 삼은 뒤, 고향인 상하이 치바오(上海七?)로 돌아와 첫 공연을 시작했다고 한다(상하이의 그림자극은 샨시 일대의 소가죽 그림자극의 영향을 받았다). 이후 그림자극이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얻게 되자 지속적으로 공연을 이어갔지만, 1907년 전염병으로 인해 공연 도중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31년 예술인생은 멈추고 말았다. 하지만 이후 그의 뜻을 이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인해 상하이 지역만의 독특한 그림자극이 형성되었고, 현재까지 8대에 이르러 그 전통을 계승해오고 있다.


상하이 그림자극 특징 및 제작과정
상하이 그림자극에서 쓰이는 인형들은 수조우(?州)지역의 뛰어난 자수공예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색감들을 주로 사용하여 만들어졌는데, 이렇듯 상하이 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의 예술기법을 인용하여 만들어진 인형들은 상하이 그림자극의 매력을 더욱 더 극대화시킨다고 볼수 있다. 
 

 

상하이 그림자극 인형의 시대별 변화(왼쪽-오른쪽: 초창기-현재)

 

위 사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최초의 인형들은 비교적 모양이 단조롭고 색감 역시 단일화되고 어두웠던 반면(사진 왼쪽 부분 참조), 후반기에 이르러 인근지방의 문화예술들을 접목시켜 좀더 화려하고 볼거리가 있는 인형들로 변해 왔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그렇다면, 상하이 그림자극의 주인공인 이 인형들은 어떤 제작과정을 거쳐 만들어 지게 되는 걸까?
   
첫째로는 그림자극의 인형을 만들 재료를 선발하고 가공하는 단계로, 중국 그림자극은 각 지방마다 그 특징이 다양하기 때문에 인형을 만드는 재료가 하나로 단일화 되어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로 소가죽이나 양가죽 등을 엄선한 뒤, 4번에 걸친 정제과정 후에 깨끗이 말려 마지막으로 화학약품처리를 마치면 기본적인 재료가 준비가 된다. 두 번째로 화룡점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좋은 바탕에 전문적인 화공의 그림솜씨가 필요한 것처럼, 비록 작은 인형이지만 그림자극의 인형의 밑그림을 전문적으로 책임지는 화공들의 손을 통해 조금씩 틀을 잡아가는 과정이 두 번째 단계이다. 이들은 가공된 가죽을 일정한 크기로 나누어 마른 수건 및 특수 제작된 기름으로 가죽을 닦아내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면 가죽의 윤택을 지켜주면서 오래 동안 그 모양을 유지시켜 준다고 한다. 그 뒤 각각 머리, 어깨, 팔꿈치, 손, 허리, 다리 등 신체 특징부분을 조각하여 사람의 뼈라고 볼 수 있는 대나무 막대기에 붙여놓으면 기본 틀이 잡힌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완성된 인형의 모양을 잡기 위해 열을 가하여 평평한 모양으로 만들어준 뒤, 앞서 완성된 조각들과 대나무 막대기들을 연결시켜 사람의 형상으로 만들어 놓으면 상하이 그림자극의 인형이 완성된다. 또한 이렇게 완성된 인형들은 연주가들의 음악과 공연자의 노래에 맞춰 관중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상하이 그림자극의 주인공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 가공을 마친 소가죽(출처:중국망(中??)

 

▲ 작업에 필요한 도구들 (출처:content.edu.tw)

 


 

▲ 밑바탕 작업(위) 및 색감 입히기 과정(아래) (출처:신화망(新浪?)


    
   

▲ 치바오 피영예술관(七?皮影藝術館) 내부


 

치바오 피영예술관(七?皮影藝術館)
2007년 6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후, 2008년 처음으로 개장된 상하이 그림자극 예술관으로, 현재까지 옛 상하이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유명고장인 치바오(七?)의 고문화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청나라 말기 광서(光?)부터 지금까지 내려져오고 있는 상하이 지역의 그림자극을 보존하기 위해 이곳에서는 매주 수요일 및 일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순환공연을 주최하고 있으며, 상설전시를 통해 상하이 그림자극의 역사를 보다 체계적이고 생동감있게 표현해 내고 있다.

 

 

맺음말
현재에 이르러 많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사라져가는 무형문화재들이 너무나도 많다. 중국의 경우에도 수많은 무형문화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무형문화재라는 개념과 인식이 최근 들어 많은 관심과 보호를 받기 시작했기에, 이렇듯 몇 천년 간을 내려져 온 무형문화재라도 일부분은 계승자를 찾지 못하거나 집안의 여러 사정으로 인해 재대로 이어져오는 것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현재 공식적으로 지정된 그림자극 예능보유자는 24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이렇듯 많은 서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중국의 그림자극을 알게 되니 이것을 지키려 한 예술가들, 또한 그 가족들의 땀과 눈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러한 훌륭한 문화재산을 후대에 물려준 중국 예술인들의 지혜와 노력에 다시 한번 배우며, 아울러 무형문화재 보호 및 발전제도에 대한 깊은 생각을 가지게 한 뜻 깊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이러한 무형문화재들이 정부와 사람들의 관심 속에 영원히 전해져 갈 수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래본다.

 

글/사진/동영상: 주애림 기자
한국과 중국의 문화재를 공부하고 체험하며, 멀티미디어 및 다양한 교류프로그램을 통해 양국간의 문화소통 및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페이스북(girgirgir123@hanmail.net)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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