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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이야기

[국내리포트] 비슷하지만 다른 세계무형유산 - 베트남의 궁중음악 냐냑과 한국의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3-04-23 조회수11415

비슷하지만 다른 세계무형유산

- 베트남의 궁중음악 냐냑과 한국의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매년 5월 첫째 주 일요일, 종묘에서 울려 퍼지는 태평소 소리에 사람들이 발길을 멈춘다. 팸플릿을 손에 쥔 초등학생 아이들부터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외국인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 행사는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종묘제례 및 제례악이다. 국제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종묘제례 및 제례악과 비슷한 세계무형유산이 있다. 베트남의 궁중음악인 냐냑 (Nha nhac)이다. 인류가 발전시켜온 구전 유산 중에서도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이 두 가지 유산들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을 지니고 있을까? 베트남 왕실의 냐냑과 한국 왕조의 종묘제례 및 제례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베트남 궁중 음악, 냐냑
  냐냑은 ‘우아한 음악’ 이라는 뜻으로, 15세기 레 왕조 때부터 20세기 응웬 왕조 때까지 사용된 베트남의 궁중 음악과 춤을 일컫는다. 특히 응웬 왕조 때 전성기를 맞아 발전하였으며, 1년에 100회 이상 공연되기도 했다. 냐냑은 즉위식, 사신 접견, 종교 기념일, 장례식 등 왕실 중요 행사의 개막식과 폐막식 때 공연된다. 냐냑은 드럼을 주로 한 오케스트라 형식의 음악이며, 타악기 외에도 다양한 관악기와 현악기가 편성되어 있다. 냐냑 공연에는 음악 연주자와 무용가들 모두가 화려한 의상을 입고 참여한다.
  냐냑은 단순한 음악적인 즐거움을 제공할 뿐 아니라, 신들과 소통하고 경건을 표하며 자연과 우주에 대한 지식을 전달한다는 보다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또한, 왕조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는 음악으로도 알려져 있다.

 

 

 

 


 냐냑은 베트남의 궁중 생활을 대표하는 음악으로써 큰 가치를 지니지만, 안타깝게도 20세기에 응웬 왕조가 멸망하고 여러 차례의 전쟁을 겪으면서  제대로 보존되지 못했다. 냐냑 공연에 참여했었던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보존을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국립국악원이 냐냑 공연에 사용되었던 베트남 편종을 복원하여 기증하는 등 냐냑의 원형 보존에 기여한 바 있다. 2003년 ‘인류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세계무형유산) 으로 지정되었다.

 

 

한국의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은 각각 무형문화재 제 56호 및 제 1호로 등록된 한국의 대표적인 무형유산이다. 2001년 한국의 무형문화재 중 가장 먼저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한 종묘제례 및 제례악은 매년 5월 첫째 주 일요일 종묘에서 재현된다.
  종묘제례는 조선시대 왕과 왕비들의 신주를 모신 종묘에서 나라의 발전과 번영에 힘쓴 선대왕들에게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유교적 이념을 바탕으로 한 제사라는 점에서 독창성을 지닌다. 제사는 유교의 핵심 덕목인 효를 실천하는 방법이기에 유교사회에서 매우 중요시된다. 조선시대 역시 종묘와 사직을 받들어 제사지내는 과정을 국가적인 중대 행사로 규정하고 장엄하게 치렀다.

 

 


  종묘제례가 거행될 때에는 종묘제례악이라고 불리는 음악과 춤이 함께 연주되었다. 다양한 한국 전통 악기로 편성된 종묘제례악은 베트남의 냐냑처럼 타악기를 중심으로 하였으며, 여기에 현악기와 관악기의 다양한 가락이 덧붙여진다. 또한, 64명의 무용가들이 가로 세로 각각 8줄씩 서서 문무와 무무를 공연한다. 문무는 왕들의 문덕을 기리는 춤으로, 양을 상징하였으며 무무는 무공을 기리는 춤으로 음을 상징한다고 전해진다. 냐냑의 무용가 및 악사들이 특별한 의상을 입고 의식에 참여하듯이, 종묘제례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과 악사, 무용가들은 의복을 갖춰 입었다.

 

 

 

냐냑과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 비슷한듯 다른  한국의 종묘제례와 베트남의 나냑


  베트남과 한국은 문화적 교류가 비교적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시기에 각각 독창적인 왕실 의식과 여기에 사용되는 음악을 발전시켰다.

 

냐냑과 종묘제례악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왕실의 중요 의식에 사용된 음악이었으며, 전통 악기로 구성되었다. 특히, 타악기가 중심이 되어 현악기, 관악기가 음색을 더했다는 점에서 매우 비슷하다. 또한, 음악과 함께 춤이 공연되었으며 악사와 무용가들은 특별한 의상을 입었다. 이와 같은 공연적인 요소 뿐 아니라 음악이 담고 있는 깊은 의미 또한 비슷하다.

 

두 무형유산 모두 자신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신 또는 조상과 교류하고 그들을 숭배하며, 인간과 우주의 본질에 대해 통찰하는 뜻을 담고 있다. 화려한 의상과 음악으로 구성된 냐냑과 장엄한 종묘제례 및 제례악은 구체적인 음악의 성격, 음악의 기반이 되는 사고 체계 등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이나, 베트남과 한국의 왕실 문화를 대표하는 음악 및 의식 체계로써 큰 보존 가치를 지닌다는 점에서는 같다.

 

 

비슷하지만 다른 세계무형유산, 냐냑과 종묘제례 및 제례악이 전주에 개원하는 국립무형유산원에서 교류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글. 김우희 국립무형유산원 블로그 기자단

 

사진출처: 유네스코 세계유산 홈페이지
http://www.unesco.org/culture/ich/index.php?lg=en&pg=00011&RL=00074
http://www.unesco.org/culture/ich/index.php?lg=en&pg=00011&RL=0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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