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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이야기

[해외리포트]영국의 보존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Heritage Skills Festival 2013’

  •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3-06-11 조회수4073

영국의 보존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Heritage Skills Festival 2013’

 

 

최근 영국은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하여 그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전승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에서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고 난 후 파괴된 건축물들을 보존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펼쳐왔고, 현재 세계적으로 그 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유산의 원형과 함께 역사적 맥락을 고려한 무형기술에 대한 기록과 보존은 그동안 등한시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무형유산은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탄생하게 된다. 이러한 기술을 보존하고 전승하는 것은 인류의 당연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2003UNESCO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Convention on Safeguarding of th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을 채택하면서 영국에서도 유형문화유산의 보존뿐만 아니라 그 안에 내재된 무형적 요소의 가치도 같이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후 유산복원기술상업시 (Heritage Skills Fair)를 통해 여러 장인들이 소개되었고 이것을 계기로 유산복원기술축제 (Heritage Skills Festival)가 탄생하게 되었다.

 

                                      

 

 

 

올해는 유산복원기술축제라는 이름으로 628일부터 30일까지 뉴캐슬의 지하철역인 타인모스역 (Tynemouth Station)에서 열리며 주관기관은 영국의 Heritage Skills Initiative이다. 이번 축제는 북동지역축제 (Festival of the North East)와 연계하여 진행되어 주변의 다른 즐길거리도 향유할 수 있어 예전부터 이러한 복원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관람객들에게는 큰 만족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무형문화유산보호의 법적인 측면에서 한국과 비교해 본다면, 아직 영국의 그것은 한국에 비해 많이 미흡한 편이기는 하다. 아직 독립된 국내법으로 이러한 유산을 보호하고 있지는 않고, UNESCOICOMOS 등 국제기구에서 제정된 협약들을 인용하여 각 기관마다 관리계획을 세워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Heritage Skills Initiative도 이러한 기준에 의해서 이 축제를 운용하고 장인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아마 이러한 차이는 영국인들의 유산에 대한 관점이 한국인의 관점과 달라서 생긴 것일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본토는 독일군의 폭격에 의해 상당히 많은 부분이 파괴되었다. 문화유산 또한 이러한 포화를 피해가지는 못하였다. 전쟁이 끝나고 이렇게 파괴된 도시와 유산을 복구할 방안을 모색하였고, 당시 영국에서 유행하였던 윌리엄 모리스의 보존원칙에 따라 대부분의 문화유산복원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온전성과 진정성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고, 이러한 철학적 논의를 바탕으로 현대의 기술들이 도입되어 진다. , 장인의 기술보다는 건축물 외부의 원형과 보존을 우선의 가치로 삼았기에 그 장인들의 옛날 기술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맥락의 차이가 지금의 한국과 영국의 무형문화유산보존정책에의 차이를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번에 열리게 될 유산복원기술축제는 장인에 깃든 기술의 원형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당시 어떻게 유형유산이 만들어지고 현대에도 보존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시험하는 장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한국의 문화재보호법에서는 문화유산의 원형보존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영국인들의 관념 자체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문화적 다양성의 측면에서 바라보면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의 우선순위가 다를 뿐이고, 조상들의 기술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신세계까지 보호하려는 한국은 우리들만의 정신세계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유산복원기술축제2013은 영국의 보존기술과 그들의 무형유산에 대한 의식을 살펴볼 수 있는 장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방학을 통하여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관련분야 학생들이라면 이 축제 참가를 추천해 주고 싶다. 왜냐하면, 영국의 유형유산의 보존정책 뿐만 아니라, 무형적 유산의 상업적 이용에 대한 것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손현기 기자

국립무형유산원 블로그기자단

 

유럽의 문화유산관리를 전공하지만 한국 무형유산의 아름다움과 진정성을 전하는 데 힘쓰고 있다.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hyeongi.son.3)으로 문화의 고유성과 다양성에 대해 대화하기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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