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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이야기

[해외리포트]비슷하지만 다른 세계무형유산 - 스페인의 인간 탑 쌓기와 한국의 줄타기

  •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3-07-09 조회수8634

 

비슷하지만 다른 세계무형유산 - 스페인의 인간 탑 쌓기와 한국의 줄타기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끔 하는 무형유산이 있다.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스페인의 인간 탑 쌓기와 한국의 줄타기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 두 가지 무형유산을 전승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놀라운 공연을 선보인다. 아슬아슬한 기교로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인간 탑 쌓기와 줄타기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스페인의 인간 탑 쌓기

 

스페인 북동부의 카탈로니아 지방에서 전승되는 인간 탑 쌓기는 200년의 전통을 지닌 무형유산이다. 스페인어로는 까스뗄(Castell)이라고 불리며 카탈로니아 지방 축제가 열릴 때 공연된다. 도구를 쓰지 않고 오직 사람 몸만을 사용해 높은 탑을 쌓는 것으로 유명하다. 놀라운 것은 모든 인간 탑 쌓기가 아마추어 팀들에 의해 진행된다는 점이다. 인간 탑은 최소 6, 최대 10개의 층으로 구성되며 두 명에서 다섯 명까지의 사람들이 한 층을 구성한다. 인간 탑 쌓기에는 5세부터 60세 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참여하며, 건장한 남자들이 보다 가벼운 사람들과 아이들을 떠받치는 형식을 띈다. 탑의 층을 쌓는 사람들은 아래 층 사람을 타고 올라가 어깨 위에 올라선다. 폼 데 달트(pom de dalt)라고 불리는 맨 꼭대기 세 개 층은 어린 아이들로 구성된다. 헬멧을 쓴 어린 아이가 맨 꼭대기 층에 올라가 손을 들어 성공을 알릴 때까지 구경꾼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탑을 쌓는 아마추어 팀 외의 구경꾼들도 맨 아래 층을 받치는 핀야(pinya)로 인간 탑 쌓기에 참여할 수 있다. 인간 탑 쌓기는 전통 음악과 함께 공연되며, 탑을 쌓는 노하우는 아마추어 팀 내에서 전승된다. 카탈로니아 지방의 특색 있는 문화인 인간 탑 쌓기는 팀워크, 노력, 열정, 균형과 용기를 보여주는 무형유산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세계무형유산 목록에 등록되었다

 

 

 

 

 

 

 

 

한국의 줄타기

 

스페인에 인간 탑 쌓기가 있다면, 한국에는 줄타기가 있다. 무형문화재 제 58호인 줄타기는 2011년에 인류가 보호해야 할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땅 위 3m 높이, 25m 길이의 줄 위에 서는 줄광대는 아슬아슬한 곡예 기술로 구경꾼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러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줄타기 공연에서 줄광대는 40여 가지의 기교를 선보인다. 줄타기 공연은 줄을 직접 타는 줄광대와 땅에 서는 어릿광대가 이끌어 나간다. 어릿광대는 줄광대와 재담을 나누고, 구경꾼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분위기에 따라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줄타기 공연이 진행될 때에는 장구, 피리, 해금 등을 연주하는 삼현육각재비가 광대들의 몸짓에 맞춰 전통 음악을 연주한다. 외국의 줄타기 사례처럼 단순히 줄을 타는 것이 아니라, 노래와 재담 등의 요소가 가미되어 종합적인 공연예술로써의 가치를 지닌다. 또한, 줄타기 공연에는 양반을 풍자하는 사회 비판적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 신기한 곡예술에 노래, 재치 있는 입담과 풍자가 곁들여져 신나는 놀이판을 형성하는 줄타기 공연은 이 돋보이는 한국 고유의 무형유산이다.

 

 

 

 

 

 

 

 

 

인간 탑 쌓기와 줄타기

줄타기와 인간 탑 쌓기의 가장 큰 공통점은 아찔한 곡예를 선보이는 무형유산이라는 것이다. 인간 탑 쌓기와 줄타기를 구경하는 사람들 앞에는 인간의 한계를 실험하는 아슬아슬한 공연이 펼쳐진다. 두 무형유산은 태생적으로 지니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를 끌어낸 공연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 주로 몸을 사용하여 곡예를 펼치는 점 또한 비슷하다. 도구에 많이 의존하지 않고 공연하기 때문에 위험하며, 성공적으로 공연하기 위해선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또한, 두 무형유산은 각 지방에서 전승되는 독특한 문화이며, 공연 때 전통 음악이 연주된다. 하지만 차이점도 있다. 인간 탑 쌓기는 여러 명이 참여하기 때문에 팀 내 협동심이 매우 중요하다. 반면 줄타기는 줄광대와 어릿광대가 대부분 진행하기 때문에 두 전문가의 재치와 기량이 공연의 중심이 된다. 꼭대기까지 층을 올려서 탑 쌓기에 성공하는 것이 중요한 인간 탑 쌓기는 클라이맥스가 있어서 긴장감이 고조되지만, 줄타기는 긴장을 고조시켰다가 해소하는 형식이 반복된다. 마지막으로, 줄타기는 인간 탑 쌓기에 볼 수 없는 사회 비판적인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사진 출처

http://www.unesco.org/culture/ich/index.php?lg=en&pg=00011&RL=00364

http://www.unesco.org/culture/ich/index.php?lg=en&pg=00011&RL=00448

 

 

글 김우희

국립무형유산원 블로그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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