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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이야기

[국내리포트]도심 속의 작은 음악회- 명품 正歌 연주회

  •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3-07-24 조회수4403

도심 속의 작은 음악회- 명품 正歌 연주회 

 

 한창 무더워지는 요즘, 바쁘게 생활하는 도시의 사람들에게 느림의 미학을 알려주려는 듯, 대구의 유명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서상돈 고택에서 대구 무형문화재연합회와 시청에서 후원 및 주체하고, 국악의 대가들과 신성(新星)들이 함께하는 명품 정가(正歌) 연주회가 개최되었다.   비록 시작 전에 내린 여우비로 약간의 걱정은 되었으나, 오히려 비가 온 뒤 땅이 단단해지듯, 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고 조금씩 찾아오는 관람객들이 늘어 조금 더 신명 나게 우리나라 국악을 접할 수 있었다

 

 

 정가는 조선시대에 발달된 일종의 성악곡으로, 가곡?가사?시조를 포함한다. 정가는 범패, 판소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성악곡으로 불리며, 비교적 느리고 단조롭게 부르는 것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당시 사대부들이 추구하는 정대 화평한 기풍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번 행사가 정가와 관련된 연주회였던 만큼, 연주곡목 역시 크게 시조’, ‘가곡’, ‘가사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지만, 중간중간 무용피리독주역시 함께 감상할 수 있게 계획을 하여 더욱 알찬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

 

 

 

 시조

연주는 먼저 남창에서 여창으로 이어졌으며, 시조 부분은 명창 김주호가 부르는 경제 평시조’ (예악인 황진이의 청산리 벽계수의 내용)와 명창 김향교가 부르는 영제 반사설시조가 연주되었다. 명창들의 여유 있고도 실감나는 노랫소리와 중간중간 쉬는 동안에는 악기가 함께 어우러져 정가를 처음 접한 사람들도 금새 그 매력에 빠져들기에 충분하였다. 특히 정가 창법의 큰 특징은 요성과 전성, 추성, 퇴성의 사용이라고 하는데, 요성은 서양음악에 비해 선이 굵게 흔들리며, 전성은 고음으로 올라 가다가 한 번 더 굴려 멋을 일으키는 방법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추성은 밀어 올리고, 반대로 퇴성은 꺽어 끌어 당겨 내리는 가창법으로, 이러한 창법과 명창의 올곧은 자세에서 나오는 발성은 정가의 묘미를 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시창

시창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한시(漢詩)’에 곡을 붙여 노래하는 것으로, 한자 단어의 소리음으로 노래를 하기 때문에, 가사를 참조하여 그 의미를 안 뒤 경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시창(김 향교, 대구광역시무형문화재 제6호 영제시조 전수교육조교)

 

가사

가사는 시조와는 비슷하지만, 장편시에 속하는 가사를 정악의 창법으로 부르는 방식이다. 가사의 장단은 대부분 계면조의 6박으로, 이번 행사에서 연주된 죽지사(竹枝詞)’ 역시 같은 맥락에서 연주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쉬는 부분에서는 단모음 또는 복모음의 변화에 맞게 야으’, 여으이와 같이 변화하여 부르는 게 인상 깊었다.

여창가곡

여창가곡은 이전의 남창과는 다르게 가성을 사용하여 높은 소리를 좀 더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여창가곡에서는 육성(肉聲)’가성(假聲)’의 사용은 가능하나 두성(頭聲)’ 흉성(胸聲)’은 피한다고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정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은 바른 자세인데, 이는 기능적인 예술보다 집중과 마음공부를 가능하게 하여 도리(道理)’ 를 지향하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에서 바탕이 된 것이라고 한다.

여창가곡 연주

 

정가는 실로 맛과 멋을 겸한 가희 조선시대 명품연주라고 하여도 과찬이 아니다. 이러한 정가연주회가 다른 곳이 아닌 대구 도심의 한복판, 그리고 역사가 전통이 숨쉬는 고택에서 모두 다 함께 어울리며 진행이 된 것에 대해, 우리나라 무형문화재가 우리 가까이에 있는 많은 이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기회가 되어 정말 뿌듯하고, 이러한 기회를 발판 삼아 이러한 명품문화재가 우리 내 깊숙히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창조해내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참고자료: <()한국정가진흥회- 정가의 이해>

 

글/사진 : 주애림

국립무형유산원 블로그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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