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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이야기

[해외리포트]'가혹한 삶'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축제 - 필리핀 바콜로드 마스카라 축제

  •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3-11-15 조회수6008

 

 

가혹한 삶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축제

 

- 필리핀 바콜로드 마스카라 축제

 

 

2013년 거대한 자연재해는 필리핀을 무려 2번이나 큰 상처를 주고 지나갔다. 1014일에 있었던 강도 7.2의 대지진과 11월 슈퍼 태풍 하이옌으로 인해 420만명의 이재민과 많은 인명피해와 심각한 재산피해가 발생됐다. 특히 필리핀 레이테 주의 주도인 타클로반 시는 12천명의 사상자가 발생되어 역사상 태풍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를 기록했다. 현지인 한셀리(Henseley Wahing, 25)씨에 말에 의하면 해안가로부터 1킬로미터 반경에는 멀쩡한 집이 없다. 현재 시민들은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다.”고 한다. 필리핀 아키노 정부는 국가재난사태로 선포하고 세계 각국에 구호 및 범국제적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파괴된 필리핀 세부에 있는 세부의과대학교 외 시내모습

 

11월 슈퍼태풍 하이옌에 의해 파괴된 타클로반 시의 모습

(영국 The Guardian지 사진자료)

 

 

이번 자연재해는 필리핀의 유형무형유산들의 피해갈 수 없었다. 대지진과 슈퍼태풍으로 인해 피해지역 곳곳에서 문화유산이 훼손되는 일이 발생됐다. 특히 이번 대지진과 태풍권역에 속해있던 세부, 보홀, 타클로반 등이 속한 비사야 지방의 피해가 가장 크다. 비사야 지방은 필리핀의 역사의 태동지로 마젤란 원정대가 필리핀에 첫발을 내딛은 장소로 444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지역이다. 유서 깊은 비사야 지방은 많은 역사유물과 전통문화를 갖고 있는데 이번 자연재해로 인해 유·무형 문화유산이 심각한 훼손을 입었다. 예를 들어 필리핀의 대축제인 시놀로그 페스티벌의 본산지인 산 토니뇨 성당이 붕괴되었고 필리핀 원시전통을 이어온 보홀 로버강의 원시부족들도 대지진과 슈퍼태풍으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를 입었다. 그 외에도 많은 필리핀의 역사적인 장소와 문화양식이 자연재해로 인해 훼손되는 일이 벌어졌다. 현재 필리핀은 생활의 터전과 문화의 광장을 잃은 가혹한 삶을 맞고 있다.

 

 대지진으로 인한 산 토니뇨성당 붕괴된 모습

 

파괴된 보홀의 초콜릿 힐 정상

 

 

1980년에도 필리핀인들은 가혹한 삶을 마주한 경험이 있었다. 지금과 같은 눈앞에 드러나는 공포가 아닌 필리핀 국민의 돈주머니로 잠식해 들어온 경제 위기를 겪게 된다. 특히 사탕수수 가격 하락로 비사야 지방의 농민들은 가혹한 삶을 맛보게 된다. 경제위기 속에서 국민은 실의에 빠지고 점차 생산적인 삶에서 비생산적인 삶으로 변해갔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사탕수수의 주 생산지인 바콜로드 시에서 비사야 전 지역민을 위한 축제를 개최한다. 이것이 바로 <마스카라 페스티벌>의 시작이다. 실의에 빠진 국민들을 위한 새로운 무형문화유산의 탄생인 것이다.

 

 마스카라 축제 모습

 

 

바콜로드 광장의 축제 모습

 

 

마스카라 페스티벌은 매년 1019일 부터 26일까지 1주일간 바콜로드 시 광장에서 진행된다. 마스카라 페스티벌은 군중이라는 뜻의 '마스(mass)'와 스페인어로 얼굴이란 뜻을 지닌 '카라(cara)'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로 당시 경제적 위기를 맞은 필리핀 국민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마스카라 페스티벌의 상징인 '웃는 얼굴(smiling mask)'은 웃음을 잃지 않고 지내는 행복한 삶을 표정으로 표현하여 필리핀 국민의 삶이 즐겁고 열정정적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바람이 담겨져 있다.

 

 미스 마스카라 선발대회 모습

 

마스카라 축제 시 사용하는 가면들

 

 

 마스카라 페스티벌의 백미는 각양각색의 표정이 담긴 마스크와 화려한 의상들로 꾸며진 퍼레이드이다. 축제가 열리는 바콜로드 광장을 비롯하여 시내는 스트리트댄스, 미스 미스카라 선발대회, 카푸소 일렉트릭 카 퍼레이드, 스트리트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들이 일주일 간 계속된다. 경제위기로 삶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저하된 사기를 높이는 동시에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희망적인 미래로 나가자는 응원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행복하게 웃고 있는 축제 참가자

 

 

 마스카라 페스티벌은 어려운 위기 속에서 극복하고자 희망의 문화를 창조하고 그 문화를 이어오는 대표적인 축제이며 문화유산이다. 현재 필리핀은 대지진과 태풍이라는 자연재해를 겪으면서 삶의 터전과 사랑하는 많은 이를 잃게 되었다. 하지만 마스카라 페스티벌의 정신을 생각한다면 위기를 즐겁고 유쾌하게 극복하고 다시 필리핀 고유의 긍정적인 삶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리라 전망한다.

 

 

글/사진

국립무형유산원 기자단

유은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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