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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이야기

[국내리포트]선비옷을 짓고 해석하여 정신을 입히다

  •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3-11-25 조회수7759

 

 

선비옷을 짓고 해석하여 정신을 입히다

 

 

 

 

 

 

아름지기 기획전시 (), 선비 정신을 입다지난 삼 주간 전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전통 복식 장인과 현대 패션 디자이너가 함께 참여하여, 포를 고증하고 복원하는 등 전통 그대로 재현하는 파트와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제안하는 파트 두 가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주최 측 설명에 따르면, 이번 전시의 목적은 선비들이 착용해온 포를 선보임에 있어 유물 재현 과정을 통해 전통적인 봉제 기법을 계승함과 동시에 내제된 선비 정신과 격조 높은 조형미를 찾아내는 것이러한 연구결과를 현대 디자이너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전달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선비정신이 스며있는 21세기 남성복식을 새롭게 제안하고자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전통포현대포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아름지기 소식지 23호 수록)

 

 

 

 

우리옷 현대옷

간혹 요즘 유행하는 폭이 크고 딱딱해서 입체감이 생기는 옷들을 보면 전통복식과 흡사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런 유행의 흐름과 맞아떨어져서 이번 전시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전통포는 대체로 한옥채에 전시되었다. 실제 유물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나 사이즈는 현대 남성에 맞춘 것이라 한다. 고려시대 조선시대 포를 지은 것이라 같은 포일지라도 스타일이 세월 따라 다르며, 용도가 다른 포들로 구성하여 보는 즐거움이 컸다. 소재와 형태의 다양함이 개성의 다양함을 연상시켰고, 그 옷을 입었던 선비 개개인의 독자성과 차별이 느껴지기도 했다. 마네킹에 입히기도 하고 대에 걸어 놓기도 하고, 실에 매달아 놓은 것 중에는 한쪽 팔은 내려놓기도 하는 등 전시방법도 다양하게 구성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우리옷의 두드러지는 조형미는 넓은 회장과 똑 떨어지는 자락이 아닌가 싶다. 둥근 포용력과 예리한 날을 동시에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갖춘 포는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거기다 얇은 사로 지은 포는 겹치고 겹치면서 그때그때 우연히 나타나는 미도 있다. 투명함이 주는 순결함과 고집스러움도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조형미 중 하나일 것이다.

 

 

 

 

 

현대포를 지은 디자이너들은 평소에 패션에 문외한이었더라도 이름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 디자이너들이다. 현대포는 요즘 날씨도 그렇지만 지금 당장 걸쳐 입고 외출하기에 아무런 위화감이 없어보였다. 전통포를 재해석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옷들도 있었다. 현대포 역시 다양하게 구성되었다. 전통적인 소재에 현대적인 기능을 입힌 것도 있고 전통적인 형태만 살린 것도 있었다.

전통에 관심 있는 사람 뿐 아니라 패션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이번 전시에 많이 다녀갔다고 한다. 전통은 분야를 막론하고 실마리가 되어주는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다.

 

이번 전시는 선비정신이라는 화두를 내걸어 단순히 옷을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정체성 그리고 잃지 말아야할 꼿꼿함과 긍지를 일깨우는 듯 했다. 지나치는 감상이 아니라 곱씹어볼 수 있는 감상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작품마다 설명이 없어서 교육적으로 친절하지는 않았다. 선비은 있는데 선비정신을 어디서 찾아야하는지 도통 감을 못 잡을 수도 있겠다. 불친절함 때문에 간섭 없이 감상자 스스로 더 많이 생각하고 느끼고 찾아볼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의 미덕이 될 수도 있겠다.

전시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 문화를 현대에 누리면서 정신까지 자연스럽게 향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근사할까.

   

 

 

    

                                                                                                       (아름지기 소식지 23호 수록)

 

 

 

통의동 아름지기 신사옥

이번 전시는 새로 지은 통의동 신사옥에서 열렸다. 경복궁 바로 서쪽에 있어서 전통 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접근도 용이하다. 건물은 밖에서 볼 땐 단순하고 명쾌한 느낌을 주는 현대건축인데 내부에 한옥을 놓고 공존시켜 아름지기가 평소 생각하는 전통문화를 잘 표현한 것 같다. 전통문화의 계승과 창달. 이번 전시 주제와도 꼭 닮지 않았는가. 한옥 채와 마주한 현대식 건물은 서로 너무 비슷해서 쌍둥이 혹은 부자지간을 연상케 한다.

아름지기의 한옥 짓는 이야기를 통해 아름지기라는 재단을 알게 된 이들도 적지 않을텐데 한옥체험을 운영하는 등 한옥을 알리는데 앞장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경복궁 나들이할 겸 서촌도 둘러볼 겸 외출해서 아름지기까지 들리면 도대체 일석몇조가 되는 걸까.

가끔 하는 기획전시 말고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니 우리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아름지기 홈페이지도 주시해볼만 하다.

 

 

   

 

 

/사진 황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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