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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이야기

[국내리포트]인류무형문화유산과 음식문화의 브랜드화 - 김치와 김장문화

  •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3-12-16 조회수5015

 

 

인류무형문화유산과 음식문화의 브랜드화

 

 

- 김치와 김장문화

 

 

 

 

12월 5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 8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김장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 in the Republic of Korea)'를 인류무형문화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에 등재하기로 결정하였다. '김치'가 아닌 '김장문화'가 등재된 이유는 음식을 등재할 시 발행할 수 있는 경제적 효과로 인한 국제적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유네스코의 정책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국의 김장문화라는 문구를 추가함으로써 우리의 고유한 김장문화에 대해 인정받았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해 2월 유네스코 본부에 인류무형문화유산에 김장문화 등재를 신청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심사소위원회인 심사보조기구는 올해 10월 김치와 김장문화에 대한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 이 후 심사보조기구는 김치와 김장문화에 대해 "한국인의 연대감과 소속감을 증대시키고 이웃 간 나눔을 실천해 온 문화유산"이라고 평가했다.

 

 

▲ 제8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위원회 (출처 :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한국 역사에서 김치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 배추에 고춧가루를 첨가하여 만든 김치와 다르게 그 당시에는 무나 오이를 소금물에 절인 형태의 것을 주로 먹었다고 한다. 김치라는 어원도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뜻인 '침채'가 발음하기 편한 '딤채'에서 온 것이다. 고려시대 한반도에 배추가 등장하고 17세기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이후에 일본에서 들어온 고추가 조선 전역에 퍼지면서, 본격적으로 김치가 현재의 형태로 변화했다고 한다.

 

 

 

▲ 삼국시대 김치 종류(출처 : 김치박물관)                ▲ 고려시대 김치 종류(출처 : 김치박물관)

 

 

 

 

이렇듯 김치는 고유명사라기보다는 한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20세기 후반부터 거세진 문화산업 열풍은 김치의 정체성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왔었다. 한국과 문화권이 같은 국가들에서 김치를 브랜드화 하면서 상업적 이용에 열을 올렸고, 그 역사적 맥락을 무시하나 태도 등으로 한국의 기관 및 개인들과 마찰을 빚어 왔었다. 대표적인 예로 일본의 김치 산업을 들 수 있다. 일본은 '김치(Kimchi)'라는 용어 대신 '기무치(Kimuchi)'라는 브랜드로 세계에 홍보하곤 하였다. 특히 미국의 아시아식품 매장에서는 김치류 제품의 대다수가 'Kimuchi'라는 이름으로 유통되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한국 정부와 해외 교민들이 이러한 풍토의 심각성을 자각하고 김치를 적극적으로 홍보한 끝에 이러한 부분이 많이 개선된 것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 김장하는 모습(출처 : 문화재청)                           ▲ 김장하는 모습 (츨처 : 문화재청)

 

 

 

 

하지만 김치의 브랜드화를 선구한 주체가 우리라고 단언하지 못하는 것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김장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지금 이 시점에서 김치는 부정할 수 없는 한국의 전통이고 문화라는 것은 세계인이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영업 중인 한식당의 메뉴를 보면 용어사용에 제각각인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가 생기게 된 원인은 통일된 한식용어사전의 부재와 해외 대부분의 한식당이 영세업자에 의해 운영된다는 데 있다. 이렇다보니 한국어와 한국의 문화에 생소한 외국인들은 자신들이 자주 접하게 되는 용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고, 한국음식을 서빙하는 식당 중 마케팅비용을 충분히 확보한 곳이 이러한 이점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한국 전통주(酒)인 막걸리의 표기만 하더라도 일본어 표기법인 '마코리(Makori)'라는 용어가 해외에서 더 잘 알려진 이유로 이와 무방하다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김장문화가 세계가 한국의 고유한 문화라고 인정한 이번 결정은 우리의 음식문화에 대한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유네스코 지정 무형유산 중 음식과 관련된 것은 프랑스의 미식술, 그리스와 스페인 등 4개 나라의 지중해 요리, 멕시코 전통 요리, 터키의 케시케키(제사음식) 등 총 4건이었으나, 올해 일본의 '와쇼쿠, 일본의 전통식문화'와 '김치와 김장문화'가 등재돼 지금까지 모두 6건으로 늘어났다. 즉 전통음식에 대한 원형보존보다는 그 진정성과 흐름에 초점을 맞추어 특수성과 보편성에 대한 홍보가 중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한국의 문화재 관련 기관들은 문화재보호법의 '원형보존'이라는 일차원적 개념에 얽매여서 유형유산뿐만 아니라 무형유산의 박제화를 초래하였고, 이러한 틈을 문화강국들이 비집고 들어와 한국 문화정체성에 위기가 닥쳤을 때도 있었다. 지금이라도 음식문화의 원형보존에 급급하기 보다는 그 진정성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일을 진행한다면, 김장문화뿐만 아니라 한국의 고유한 역사적 맥락을 간직한 음식문화도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글 : 손현기 기자

그림 : 김치박물관 (http:www.kimchimuseum.co.kr)

         문화재청 (www.cha.go.kr)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http://www.unesco.or.kr)

 

 

 

유럽의 문화유산관리를 한국 무형유산의 아름다움과 진정성을 전하는 데 힘쓰고 있다.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hyeongi.son3)으로 문화의 고유성과 다양성에 대해 대화하기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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