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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이야기

[국내리포트] 국경을 아우르는 문화, 매사냥_1

  •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2-12-25 조회수4092

필자는 예전부터 키우고 싶은 애완동물이 있다. 바로 이 글에서 소개할 '매'이다.
 
역사속의 매사냥
흔히 중앙아시아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진 매사냥은 이름 그대로 매를 길들여서 사냥을 하는 오래된 사냥법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선사시대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알려졌으며 처음에는 생계의 수단으로 사용되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여가활동 중 하나로 자리 잡아가기 시작했다.

 
삼국시대 때는 사냥과 관련된 많은 기록들이 남아있는데 사냥들 중 특히 매사냥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있는 나라는 백제이다. 법왕 때 ‘민가의 매와 새매들을 풀어주라 명령했다’라는 기록이 남아있는데 우리는 이 기록을 통해서 매사냥이 더 이상 왕가와 귀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백성들에게도 널리 퍼져 성행했음을 알 수 있다. 백제의 아신왕은 ‘말을 타고 달리기와 매사냥을 좋아하였다’라는 기록이 남아있으며 고구려에서는 주로 사냥철이 봄, 가을이었음에 반하여 백제는 4계절 내내 매사냥을 즐겼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삼국시대의 매사냥의 기록 중 가장 주목해야하는 점은 일본의 매사냥이 백제에서 전해졌다는 점이다. ‘일본서기’에서 현재와 비슷한 형태를 가진 매를 백제의 주군이 일본 천황에게 주어 일본 천황이 매사냥을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있으며, ‘양응기’에서는 백제가 개와 매를 보내주고 사냥 방법까지 일러 주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렇게 삼국시대에도 매사냥은 눈에 띄게 성행했지만 특히 매사냥이라면 빠질 수 없는 나라가 있다. 바로 고려이다. ‘고려의 사냥은 매사냥밖에 없다’라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고려의 왕들은 유독 매사냥을 즐겼다. 그리고 고려왕들의 매사냥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져갔는데 고려왕들의 매사냥 사랑을 뚜렷이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응방이다. 응방은 사냥용 매를 조련하고 관리하며 매사냥을 관장하던 기관으로 매사냥을 즐기던 충렬왕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몽고의 매 요구의 대책으로 설치되었다는 설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응방의 위치는 높아졌는데 응방은 매의 나포(매를 잡는 것)·사육은 물론, 원나라에 헌응(獻鷹 매를 바치는 것)과 왕의 사냥행사에의 참가를 직무로 하였을 뿐만 아니라 왕과 왕비에게 자주 향연을 베풀어 총애를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응방의 횡포가 심해지자 창왕 때 결국 폐지되었다. 


고려 말 반복해서 폐지와 설치가 이루어지던 응방은 조선시대에서도 계속해서 존재했으며 여전히 인기있는 종목이었다. 인기 있는 종목이었다. 태조는 자주 매사냥을 구경했으며 태종은 직접 매사냥을 나가기도 했다. 세종은 재임기간 동안 125번이나 매사냥을 즐겼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세 명의 왕들 이외에도 세조 등 많은 왕들이 매사냥을 즐겼다. 그러나 여전히 매사냥으로 인한 피해(매사냥에 빠져 본분을 소홀히 하는 등의 피해)가 커도 사냥이 계속되자 ‘응방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가 계속되면서 중종 때는 양계에만 남기고 폐지 시켰고 숙종 때 결국 완전히 혁파되었다. 그러나 민간에서는 매사냥이 계속 되었는데 그 인기는 줄어들지 않아 1930년대 조선총독부 자료에 의하면 제주도를 제외하고도 매사냥 허가 발급자가 1740명이나 될 정도로 전국에서 성행했다.

 

 

▲ 조선말 기산풍속도첩의 매사냥 모습(한국민족문화대백과)

매사냥의 장비들
 한번쯤‘시치미를 떼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거나 본인이 해놓고서 안한 체’ 하는 것을 말한다. 이 말의 유래는 매사냥에서 온 것이다. 현재도 그렇듯 매의 값은 상당히 비싸서 때로 누구의 매인지 표시해 놓은 시치미를 떼어서 훔쳐가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시치미를 떼어내면 누구의 매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매 도둑들에 의해‘시치미를 땐다.’라는 말이 생겼다. 그렇다면 시치미 외에도 매사냥을 위해서는 어떤 물건들이 필요할까? 아래에 간단히 표로 정리해보았다.


- 미끼새 : 매들을 훈련시킬 때 사용하는 것으로 장거리에 있는 매들은 멈추는 것이 힘들어 바로 착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끼새를 이용해 불러들이는 것이다.
- 머리씨우개 : 매가 불안해하거나 흥분했을 때 매의 머리에 씌우는 것으로 매의 눈을 가려주면서 매를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 절끈 : 매를 제어하고 고정시킬 때 쓰는 것으로 절끈은 젖갓끈, 도래, 장승줄로 이루어져있다.
- 버렁 : 매를 다룰 때 손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가죽을 이용해 만들기도 했으며 무명천을 덧대어 만들기도 한다.
- 매보자기 : 처음 매를 데려올 때 깃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며 시치미를 다는 등의 매를 손보아야 할 경우 깃을 보호하기위해 사용된다.
- 통아리(횃대): 신래에서 매를 앉힐 때 쓰는 도구로 주로 통나무를 깎아서 만들며 상단은 매의 발톱을 보호하며 부리 청소를 위해 짚으로 엮은 새끼를 감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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