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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이야기

[국내리포트] 조선시대 양반집 뜰에서 맞는 동지冬至 - 1

  •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3-01-14 조회수6554

조선시대 양반집 뜰에서 맞는 동지冬至
문화공간으로서의 남산골 한옥마을 들여다보기

 

12월 21일, 절기상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동지를 맞은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2012 남산골 한옥마을 세시행사’의 일환인 '따뜻한 나눔, 작은 설 동지冬至'를 개최하였다. 강추위에 얼어붙은 천우각天雨閣 앞자락의 연못위로 함박눈이 내리던 남산골에서는 가마솥에 동지팥죽을 쑤고 함께 나누어 시민들의 얼어붙은 마음까지 흐르게 하였다. 동지팥죽은 옛날부터 조상께 제사를 지내고 난 후 대문이나 벽에 뿌려 귀신을 쫓아 새해의 무사안일을 빌던 풍습에서 남아 있는 절식이다. 이날 이러한 의미를 갖는 팥죽과 더불어 떡메치기 및 인절미, 한방차 시음행사를 열어 음식마당을 한층 풍요롭게 했다. 또한 동지에 책력을 만들어 나눠주던 풍습을 이어가고자 동지달력 만들기, 액운이나 잡귀를 막는 역할을 하는 동지부적 찍기와 전통 연 만들기와 같은 민속 체험행사로 체험마당을 준비했다. 음식마당과 체험마당 중간에는 관람객들과 함께하는 동지맞이 풍물놀이로 동지를 맞은 남산골 마을에 신명을 더했다.


동지는 세 종류로, 음력 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그믐쯤에 들면 ‘노동지’로 구분하는데 애동지 때에는 팥죽을 먹으면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기거나 병으로 죽는다는 속설이 있어 팥죽 대신 팥시루떡을 해먹고, 팥죽은 중동지나 노동지 때 쑤어 먹었다. 팥죽에는 새알심을 빚어 함께 끓였는데, 자기 나이수대로 먹어야 무병장수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안주인은 동짓날 조상께 제사를 지내고 난 후 장독대ㆍ담벼락ㆍ기둥ㆍ벽ㆍ대문과 같은 집안 곳곳과 집 주변에 팥죽을 뿌려 액운이나 잡귀가 집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이러한 관습은 잡귀가 본래 무서워하는 말피와 색이 비슷한 팥죽을 이용해 잡귀를 막는다는 믿음에 근원한 것이다. 또한 동지를 맞아 부엌의 벽이나 기둥에 붙이는 동지부적과 함께 뱀사蛇자를 써서 거꾸로 붙이는 풍속이 널리 행해졌다. 이렇게 하면 부엌에 뱀이 출입하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이것이 확대되어 잡귀까지도 퇴치할 수 있다는 조상들의 믿음이 전해진 것이다.

 

 

▲ ‘따뜻한 나눔, 작은설’ 공식 포스터 (출처: 남산골한옥마을 공식 홈페이지)

 

 

▲ 전통가마솥에 쑨 동지 팥죽 (출처:http://blog.naver.com/namsangolhan/)

 


신선과 청학이 노닐었던 남산골
남산 북쪽 기슭 한옥마을이 들어선 필동筆洞 지역인 남산골 한옥마을은 조선시대 계곡과 천우각天雨閣이라는 누각이 있어 여름철 피서지를 겸한 놀이터로 이름난 곳이었다. 과거 목멱산이라고 불리던 서울의 남산은 도성의 남쪽에 위치하여 남산이라는 명칭이 붙었는데, 그 경치가 수려해 선인들이 골짜기마다 정자를 세웠다고 전해진다. 자연의 섭리를 시와 그림으로 화답하는 풍류생활을 즐기던 선비들부터 각종놀이와 여가생활을 영유하려는 선남선녀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곳이다. 그 중 현재 남산골 한옥마을이 위치한 필동 지역은 신선과 청학이 노닐었다 하여 청학동이란 이름이 붙을 정도로 그 경관이 빼어나 한양에서 가장 경치 좋은 삼청동三淸洞, 인왕동仁王洞, 쌍계동雙溪洞, 백운동白雲洞과 더불어 한양 5동으로 손꼽히던 곳이다.


이렇듯 수려한 경치를 자랑하던 남산골한옥마을의 옛 기억을 되살려 시민들에게 쉼터로 제공하기위하여 1990년 8월 17일에 남산 제모습찾기 사업 기본방침이 확정되었다. 같은 해에 100인 시민위원회가 구성되어 93년부터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1995년부터 시작된 공사는 그간 훼손되었던 지형의 원형복원에 초점을 맞추어 남산의 자연식생인 전통 수종을 심었으며, 계곡을 만들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하여 전통정원으로 재탄생했다. 정원의 곳곳에는 정자와 연못을 복원하여 선인들이 유유자적했던 남산기슭의 옛 정취가 베어져 나오게 하였다. 정원의 북동쪽 대지에는 왕비가 어려서 살던 집, 왕의 사위가 거처하던 한옥, 사대가부터 중인의 집까지 시내에 산재해 있던 서울시 민속자료 한옥 5채(옥인동 윤씨가옥, 제기동 해풍부원군 윤택영 재실, 관훈동 민씨 가옥,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를 이전ㆍ복원하였다. 이 한옥에 살았던 사람들의 신분성격에 걸 맞는 가구를 비롯하여 장독대, 디딜방아 등 사용했던 기구들을 곳곳에 배치하여 조선시대 선조들의 삶을 재현하였다.

 

 

▲남산골한옥마을 입구에 위치한 천우각과 청학지

 

 

▲천우각 광장에 전시해 놓은 짚공예품들


 

▲남산골한옥마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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