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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이야기

[해외리포트]명작(名作)에 깃든 장인의 혼

  •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3-12-24 조회수4361

 

 

 

명작(名作)에 깃든 장인의 혼

 

 

 

- 크레모나(Cremona)의 바이올린 장인들

 

 

 

 

 

 

관현악단의 연주를 듣다보면 수많은 악기 사이를 뚫고 들려오는 가늘지만 선명한 현()의 소리가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곤 한다. 이 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바이올린이다. 바이올린의 역사는 16세기 중반 이탈리아 북부지방의 작은 두 도시에서 시작하였다. 특히 롬바르디아 평원에 자리 잡은 크레모나(Cremona)시는 덥고 건조해 니스가 잘 마르고 목재도 구하기 쉬워 바이올린 공방이 발달하였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아마티, 스트라디바리우스, 과르네리 등 최고의 명품 바이올린들이 탄생하였고, 현재 이를 뛰어 넘는 바이올린을 제작할 수 있는 장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도시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볼 수 있는 것이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의 동상으로 그의 바이올린은 300여 년에 지난 지금도 최고로 인정받으며 몇몇 연주자들에 연주되고 있다.

 

 

 

 

 

크레모나의 스트라디바리 동상

 

 

 

 

지금도 스트라디바리의 제작기법을 기초로 하여 세계적인 바이올린들이 제작되고 있으며, 크레모나에도 60여 개의 공방이 운영되면서 그의 바이올린 제작기법 연구와 전승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듯 크레모나에서 전승되고 있는 바이올린 제작기법과 전승시스템은 그 보편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게 된다. 특히 인상 깊은 점은 국가의 보호나 지원 없이 도시 장인들의 노력으로 이 지역 바이올린의 진정성 보존과 상업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위에 보이는 스트라디바리 동상도 지역 은행인 크레모나 은행의 투자로 세워졌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한국의 몇몇 바이올린 장인들도 이곳에 진출하여 바이올린 제작기법을 전수받고 공방을 차려 명작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크레모나 지역 바이올린 공방 이정표

 

 

 

 ▲  안드레아 아마티의 바이올린                            ▲ 과르네리 젤 제수의 바이올린

 

 

 

▲ 스트라디바리의 바이올린

 

 

 

 

 

이렇듯 전통공예기술을 주민과 장인 스스로의 노력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수 백 년 동안 이어져온 기술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후진양성에 힘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바이올린은 15세기 레벡(rebec)이라는 악기에서 개량된 형태로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장인들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어 온 바이올린은 외형적 원형보존보다는 좀 더 자연에 가깝고 선명한 소리를 내기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스트라디바리우스처럼 뛰어난 명작을 모방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그것과 똑같은 음색을 만들어내는 바이올린은 아직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악기는 객관적 외형보다는 만든 장인의 혼과 기술이 더 조명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연주자의 연주스타일까지 가미되어 제작된다면 그것이 문화유산이고 명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문화재보호법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악기장을 두어 한국의 전통악기제작의 명맥을 잇도록 성문화 시켜놓고 있다. 하지만 원형보존이라는 다소 애매하고 추상적인 기준에 따라 보유자 지정과 전승시스템을 기획하다보니 위의 바이올린 장인들의 자생적 시스템보다는 그 운신의 폭이 좁다고 할 수 있다. 음악과 그것을 구현하는 악기, 그리고 그것을 연주하고 전승하는 연주자는 인류가 이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거듭 변화해 왔다. 그렇기에 원형이라는 추상적인 보존정책보다는 어떻게 악기의 역사적 가치를 이끌어내고 연주자와의 조화를 이루어낼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할 거이다.

 

 

 

 

 

 : 손현기 기자

그림: 위키피디아 (www.wikipidia.com)

유네스코 (www.unesco.org)

 

 

 

 

유럽의 문화유산관리를 한국 무형유산의 아름다움과 진정성을 전하는 제 힘쓰고 있다.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hyeongi.son3)으로 문화의 고유성과 다양성에 대해 대화하기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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