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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이야기

[국내리포트]해설이 있는 무형유산 공연 - ‘영남 춤, 호남 놀이’

  •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3-12-30 조회수10121

 

해설이 있는 무형유산 공연 - ‘영남 춤, 호남 놀이’

 

 

 

 

11월 1일, 2일 이틀 간 <해설이 있는 무형유산 공연>이 국립무형유산원에서 펼쳐졌다.
이 공연은 국립무형유산원 출범을 기념하기 위한 시범공연으로 이번 공연을 통하여 우리 무형문화유산을 대중들이 쉽게 이해하고 자주 접하지 못했던 무형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는 첫 단추의 공연과 같았다. 무형유산의 멋과 흥을 느낄 수 있도록 한국문화의집(KOUS) 진옥섭  예술감독의 연출과 사회로 진행되었다. ‘해설이 있는 공연’이라는 타이틀과 맞게 진옥섭 예술감독의 재미있고 쉬운 공연풀이와 무형문화유산 소개는 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 이번 공연을 더욱더 알차게 관람 할 수 있게 하였다.
 
이번 공연은 국립무형유산원 출범을 기념하고자 무료공연으로 진행되었고 사전예매와 현장예매로 이루어졌는데 현장에 직접 방문한 관람객들이 많아서 관람석 옆에 방석을 깔고 앉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11월 1일 오후 7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대공연장)에서 “영남 춤, 호남 놀이” 공연이 펼쳐졌다. 영남지역 탈춤 중 하나인 고성오광대(고성오광대놀이 보존회) 전 과장(科場, 탈놀이에서 판소리의 마당에 해당하는 말)과 호남지역의 경문유희(진도다시래기 중 한 장면으로 거사가 장님으로 분장을 해서 경문을 읽는 대목, 강준섭 보유자), 설장구(김동언, 우도농악 보유자), 부포놀이(유지화, 정읍농악 보유자) 등 영남과 호남의 신명 나는 춤과 놀이판을 즐길 수 있었다.

 


 

<제1과장 문둥광대춤>

 

 

 오광대놀이가 시작되면 문둥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등장한다. 양 손가락을 안으로 구부려 마치 손가락이 없는 것처럼 하고 손을 떨면서 춤을 추기도 하고, 다리 하나를 뻗어서 떨면서 끌기도 하고, 오른손을 높이 들어 떨기도 하고, 땅에서 무엇을 집어먹는 시늉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계속 슬픔과 흥분이 엇갈린 춤을 한바탕 춘다. 문둥이는  양반의 자손으로서 조상들의 누적된 죄과의 업보로 불치의 문둥병에 걸려 출세치 못하는 한을 춤으로 표현했다.

 

 

<제2과장 양반과장>

 

 

마부인 말뚝이가 양반을 조롱하는 대사를 주고받으며 양반과 어울려 춤을 추는 과장이다. 양반 중에 중앙황제양반이 춤과 동작선을 주도한다. 특징적인 춤으로는 배김새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양반들과 말뚝이가 함께 어우러지는 배김새는 힘차면서도 조화롭다. ‘고개사위’하면서 가운데를 향해 ‘안쪽보기’ 사위를 취하기도 하고 바깥을 향해 ‘앉아배기기’를 취하기도 하는데 정적이면서 동시에 동적인 한국 춤의 정수가 보여준다. 또 양반과 말뚝이가 함께 추는 군무도 인상깊다. 말뚝이춤은 양반춤보다 보폭이 크고 고개사위도 커서 삶의 힘이 넘치는 존재로 그려진다.

 

 

<제3과장 비비과장>

 

양반 아흔아홉 명을 잡아먹은 상상의 동물 비비가 양반 한 명을 더 잡아먹어야 승천할 수 있기 때문에 비비양반을 격렬하게 몰아붙이는 과장이다. 비비양반의 부채와 지팡이가 긴장감을 돋우는 소품으로 작용한다. 비비와 양반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호 고성오광대 보유자 이윤석의 덧배기춤, 전남무형문화재 제17호 김동언의 설장구춤, 전북무형문화재 제7-2호 정옵농악 보유자인 유지화의 부포놀이가 이어졌다.

 

 

<덧배기춤 - 고성오광대 보유자 이윤석>

 

 

 

<설장구 - 김동언>

 

 

 

<부포놀이 - 유지화>

 

 

부포는 농악의 소품으로, 조선시대 군사들의 모자를 본뜬 전립에다가 새의 깃털을 이용해 꽃처럼 만든 것이다. 부포의 긴 대공이 전립과 연결되어 있어 춤꾼은 정교한 고개 동작으로 대공을 밀고 당겨 꽃을 피고 지게 한다. 부포놀음의 연희자는 공연 중에 춤을 멈추고 노래를 부르거나 상황에 따라 익살맞은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한다. 정읍농악 예능보유자 유지화씨는 부포놀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발재간이 현란하기로 유명하다.

 

 

 

<제4과장 승무과장>

 

 

승려의 파계적 행동을 보여주는 과장이다. 선녀가 먼저 등장하여 춤을 추고 있으면 승려가 등장하여 이어 선녀를 유혹하여 함께 퇴장한다. 유혹하려는 존재가 먼저 등장하여 유혹의 함정, 즉 분위기를 형성한 다음 유혹의 대상이 되는 존재가 등장하여 분위기에 휘말린다. 대사는 없고 춤이 위주인 과장이다.

 

 

 

 

 

 

<제5과장 재밀주과장>

 

 

시골양반이 집을 나가 첩을 얻어 놀아났는데 영감을 찾아 팔도강산을 헤매던 큰어미와 영감이 서로 만나게 된다. 이 때 작은 어미가 해산기가 있어 아이를 낳는데 황봉사의 경문 독경과 함께 아들을 순산한다. 큰 어미가 아이를 받아 품에 안고 어르자 작은 어미와의 아이 쟁탈이 벌여지고 결국 아이를 떨어뜨려 죽게 한다. 이에 울분을 느낀 작은어미는 큰어미를 죽인다. 이 과장은 처첩관계에서 빚어지는 가정비극이 얼마나 처참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큰어미의 죽음을 위해 중요무형문화재 제81호 진도다시래기 강준섭의 경문유희와 고성오광대들의 상여몰이로 막이 내려졌다.

 

 

 

<  경문유희 - 진도다시래기 강준섭>

 

 

<상여놀이 - 고성오광대>

 

영남의 춤과 호남의 놀이가 잘 어울어진 공연이었고, 중요무형문화재뿐만 아니라 지역의 무형문화재까지 어우러진 뜻 깊은 공연이었다. 이러한 공연을 통해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문화들이  후손들에게 잘 전승되고 보존되었으면 한다.

 

 

 

글 : 김빛나라

국립무형유산원 블로그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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